멜랑꼴리한 이야기 2011. 7. 12. 03:33


Under My Umbrella by Lady/Bird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지난 토요일 미모의 여성손님을 모시고 구반포에 예전, 현대백화점 자리에 있는 예식장을 향했다. 가면서 필자가 결혼했던 시절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결혼식 뒷풀이가 대단해서 신랑친구와 신부친구가 그날 밤 뜨거운 밤을 보내며 탐색전을 하다가 새로운 커플로 맺어지는 일들이 흔히 있었던 시절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했더니 요즘은 그런 뻑적지근한 뒷풀이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요즘은 스마트폰에 페이스북, 트위터 등등으로 이성을 만나려면 얼마든지 쉽게 만날 수가 있는 그런 시대이다보니 그런 뒷풀이에 연연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필자는 늘 결혼식과 관련해서는 그 턱시도에 대한 한을 이야기하게 된다. 필자가 결혼한 1989년 그 즈음에는 대부분 신랑들이 양복 윗 주머니에 꽃을 꼽고 결혼식을 했는데 그 당시 개그맨 최양락이 결혼을 했는데 미색 턱시도를 입고 뭇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개그우먼 팽현숙씨와 결혼을 했다는 것, 그때 필자가 부러워 했던 것이 바로 최양락이 입었던 미색 턱시도였다. 그러니 이제 다시 재혼을 할수도 없고 턱시도는 영원히 필자와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하여간 그날 그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일주일 전 토요일에는 비가 쏟아지는데 안산에 결혼식 때문에 가던 여성손님이 있었다는 이야기 등등을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카드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달라고 하여 영수증을 건네고 급히 안으로 들어가는 여성을 쳐다보다가 뒤에 뭔가가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비닐주머니에 들어있는 긴 우산이었다. 이 우산은 아직도 필자의 트렁크에 있다. 그 손님은 그날 결혼식이 세개가 있다며 구반포에 갔다가 신부 얼굴만 보고 다시 양재로 가야한다고 했는데..

포스코 맞은편에서 승차해서 구반포를 가셨던 손님, 카드 영수증에 제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연락주시면 허구헌날 강남을 돌아다니는 사람이니 그곳 포스코 앞에 가서 전화 드리면 내려오셔서 우산 가져가실 수가 있습니다. 전번을 알고 계시니 우산을 버릴 수도 없고 이것 참 곤란하군요..

80년대 가수 우순실이 불렀던 "잃어버린 우산"이 생각이 납니다.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밤..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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