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한 이야기 2012. 12. 23. 15:21

사찰을 가자는 분들이 더러있다. 지난 토요일인지 금요일인지 헷갈리지만 절에가는 날이었나보다. 그런데 사찰을 가자고 하는 경우 살짝 겁이나는게 사실이다. 깍아지는 듯한 언덕을 올라가야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나뭇잎에 바퀴가 미끄러져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질 뻔한 기억도 있다. 그리고 사찰에 주차를 빼곡히 해놓아 택시를 돌리지도 못하고 후진으로 내려온 경우도 있었다. 이러다보니 사찰을 가자는 손님을 만나면 두려워 묻게된다. 

"절에 올라가야 되나요?"
"누가 절에 올라가자는 손님도 있나봐요? 저는 항상 밑에서 내려서 걸어서 올라가는데요?" 
"그래도 올라가자는 손님이 참 많습니다. 이사찰도 올라갔다가 후진으로 내려왔거든요.. 대체로 이렇게 사찰안까지 들어가거나 목적지 집앞까지 가는 경우는 여성분들이 참 많습니다. 대체로 이런 경우 저한테 말을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집 앞에까지 가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제가 알아서 집앞까지 가야하는 것이죠.."

지금 이분과 어쩌다가 고양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생각이 나질 않지만 하여간 고양이를 암놈과 숫놈을 키워보셨다는 이분은 암고양이와 숫고양이가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예를들어 암고양이는 당신의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아마도 시아버지를 말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시아버지를 암고양이가 너무 사랑해서 시아버지와는 뽀뽀를 했지만 이분과는 전혀 뽀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즉, 여자끼리는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암고양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숫고양이는 남자다운 특성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분이 키웠다는 숫고양이는 자신이 놀자고 고양이 앞에서 아양을 떨면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고 했다. 거기에 이놈은 중성화를 시켰는데도 어디서 도둑고양이 암컷을 데리고 들어와 집근처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거기서 새끼를 5마리 낳았는데 제놈의 새끼도 아닌데 애비노릇을 다해주고 틈만나면 그곳에서 암고양이와 팔베게를 하고 잠을 잔다고 했다.

그런데 이분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자신과 숫고양이가 사랑하는 사이인데.. 그런 숫고양이가 암고양이를 바라보는 눈은 자신을 바라보던 눈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었다. 너무 뜨겁게 바라보아서 그럴때면 미치겠노라는 말을 했다. 이건 당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라면서... 필자는 이 대목에서 배꼽이 빠지게 웃었지만ㅋㅋㅋ  그래서 혹시 결혼을 안하셨나고 물으니 이분은 아들과 딸이 있는 어엿한 부인이셨는데 숫고양이와의 사랑이 마치 사람 즉, 남자와의 사랑을 능가하는 그런 사랑으로 보였다.

이는 마치 암고양이가 할아버지를 숫고양이로 착각했거나 아니면 자신이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으로 착각하지 않았을까 할정도이다. 마찬가지로 숫고양이와 이분의 사랑도 둘중에 하나는 사람이거나 고양이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필자의 집에도 강아지가 있지만 이녀석은 필자를 보면 다가와 양손으로 볼을 비비며 세수를 한다. 마치 고양이가 하는 짓거리를 하는것 같다. 그리고 이녀석을 교배를 시키러 애견센타에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그후로는 발정이 나면 필자에게 다가와 엉덩이를 들이밀며 꼬랑지를 치켜 올리고 흥분을 해서 날뛴다.

그날 오후에 고양이 가방을 가지고 탑승한 여성이 또 있었다. 이분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고양이가 정말 숫고양이는 나이가 들면 아저씨처럼 과묵해진다고 했다. 고양이 이야기를 하고나니 일전에 러시안블루를 데리고 탑승한 손님이 있었는데 이분은 자신이 비싸게 사다놓은 고양이를 도둑고양이가 집까지 찾아와 물어죽였다는 이야기가 생각이난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암고양이와 숫고양이를 키웠다는 여인의 고양이는 두번이나 삵이와서 둘다 물어 죽였다고 했다. 

고양이를 키우려면 문단속도 잘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사랑하는 내고양이를 연적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필자도 고양이를 한번 키워보고 싶은데 무슨 병을 사람에게 옮길 수가 있다고 해서 주저하고 있다. 물론 아내의 반대가 더 극심하지만...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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