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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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한 이야기 2013. 2. 23. 04:08

귀가 시간에 역방향(집과 멀어지는 방향)으로 장타가 나오면 좋기도 하지만 나쁘기도 하다. 어제도 들어갈 타임에 끌려나갔었다. 그래도 모처럼 일을 하고 땀의 열매를 따먹으니 가장으로써 조금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가족을 위해서 수퍼에 들려서 라면 한봉지를 사면서 뿌듯함을 느끼며 이것이 서울시의 축복이라는 생각에 감사의 춤이 더덩실 춰진다.(택시요금 2400원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LAX on take off
LAX on take off by caribb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오 주여 이게 인두겁을 쓰고 사는 것일까요? 밥값은 하면서 살아야 할텐데 펜대 잡은 애덜에게 발리고(엘피지 가격결정,택시요금 결정) 바퀴 졸라가 굴려봐야 라면 한봉지로 하루를 때우는 삶 그래도 한강물에 던져지지 않았음을 축복으로 생각하며 오 할렐루야를 외쳐본다. 저녁시간 젊은 새댁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필자의 여식이 이번에 대학물을 먹게 되어 비록 라면 한봉지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지만 430만원의 등록금을 디밀고 이제 어엿한 여대생이 되려하고 있기에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말에 살짝 흥분이 되는게 사실이다.

오리엔테이션에 잘못갔다가 소주 사발을 잘못마셔 인생 마감하는 사건도 여럿 있었기에 필자는 오리엔테이션이 걱정스럽다. 손님에게 무슨 오리엔테이션을 갔다 왔냐고 물으니 3살 5살 두아이의 유치원(유아원?) 뭐 하여간 그런 곳에 엄마들을 모여놓고 오리엔테이션을 했다는 것이었다. 자녀가 둘이지만 지금 직장엘 다닌다며 요즘 주변에 아이 낳고 바로 출근하는 여자가 있다고 했다. 필자는 홍보 프로그램에서는 "마더~"하세요 라고 하지 않냐고 물으니 실제로는 유급 산전산후 휴가를 받는다면 실상은 회사에 쫓겨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전에 모 대기업에 다녔다는 젊은이는 시간외 근무수당을 청구하면 회사에 쫓겨난다며 그렇게 악독한 대기업에서 단물이 다 빠지기 전에 그회사를 뛰쳐 나왔다고 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그 회사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부의 홍보와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남편이 애 낳고도 회사를 다니기를 원하느냐고 물으니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말을 하고 나니 일전에 반대로 끌려나가면서 대화를 나누었던 여인이 생각이났다. 

그분은 그날 금요일이었는데 백화점 앞에서 탑승한 여인은 집에가서 옷을 갈아입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하여 거제도인지 여수인지 지금도 헷갈리는 그곳으로 남자친구를 찾아 떠난다고 했다. 둘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질 수도 없고 택시 안에서도 시시콜콜한 현재 상황을 실시간 생방송으로 전송하고 있었다. 이윽고 전화를 끊고 남편이냐고 물으니 약혼자인데 곧 결혼을 할 것이고 자신은 어려서부터 회사생활을 해왔는데 결혼하면 이제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지금 가고 있는 그곳으로 내려가서 알콩달콩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살짝 약이올랐다. 그래서 소녀의 꿈은 있지만 유부녀의 꿈은 없음을 각인시켜 주었다.
"저.. 요즘 남자들이 무슨생각을 하고 사는지 아세요? 말로는 집에서 쉬라고 하지만요 요즘 남자들은요 여자들 등쳐 먹으려는 자들이 참 많지요 손님도 지금 영업을 잘하시고(판매업 종사하는 여인이었음) 있지만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분 마음은 결혼을 해도 아마 돈을 벌어오는걸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자는 살짝 삐진듯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필자는 순간 말을 실수 했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시치미를 떼고 그냥 뻐기고 있었다. 조금은 썰렁한 냉기가 흘렀고 내릴 즈음에 다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때부터는 여성 손님의 돌직구와 원투 펀치가 작렬했다. 필자는 가드를 올리고 비오듯 쏟아지는 펀치를 막아내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 나빠요~~"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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