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안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2015. 2. 14. 22:55












서래마을 가는 외국인을 태웠다. 전철역에서 탄 여성은 말이 짧았다. 

"서래마을!"

뒤를 돌아보았다. 웬지 이국적인 발음으로 들려왔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혀꼬부라진 소리도 아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여인이다. 얼굴이 두툼한 서양인이다. 

"웨어 아유 프롬?"

"폴란드예요.."

영어로 물었는데 대답이 한국어로 나오면 좀 머슥해지고 김이 빠진다.

폴란드라면 2002년 월드컵 때 다이빙을 열심히 해주던 골키퍼가 생각이났다. 아마 리버플 골키퍼였는데 코수염을 기른 날카로운 외모였지만 실제로는 허당인 그 골키퍼 이름은 무엇일까? 치매가 온 것일까? 지금 곧 생각이 날 듯 말듯..


그뿐이 아니다. 폴란드 선수라면 지금 바이에른 뮌헨에서 스트라이커를 보는 선수가 있다. 도르트문트에서 이적한 선수인데 이선수의 이름도 생각이 안난다. 특급 스트라이커가 분명하다. 그녀가 축구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졌다.

"두유 라이크 풋 볼?"

"웟?"

"두유 라이크 사커 볼?"

"마이 허즈번드 에브리데이 워칭 티브이.. 풋 볼.."

"마이 허즈번드 저머니.."

"두유 노우 손흥민?"

"아이돈 노우.. 웟 팀?"

"히 이즈 레버쿠젠 플레이어.. 베리 큐트 나이스 가이"


이 여자분 무슨말을 하려다가 자기 남편이 독일 사람인데 굿 맨이냐고 물으니..

"음... 굿.."

이런다. 음... 굿? 이건 무슨 뜻인지 궁금해졌다. 

"음... 굿? 댓 민? 음.. 굿 이즈 낫 굿?"

"노우.. 음... 굿! ㅎㅎㅎ"

안가르쳐줄 모양인듯 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음.. 굿 이즈 스타 스리?"

"예쓰! 벗 폴란드 사람 스타 파이브!"(별이 다섯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녁으로 넘어가는 오후 세명의 아가씨를 태웠다. 그런데 그녀들의 입에서는 거친 말들이 나오고 있었다.

"야 그리 갔으면 x나게.. x나게 .. 말 끝마다 x나게를 반복하는 그녀들.."

대체 이들은 x나게가 무슨 말인줄이나 알고 떠들고 있는 것일까?

그녀들이 내리고 개인택시 500방(500명이 카톡질하는 방)에 이런 이야기를 올렸다.

"아가씨 셋을 태우고 가는데요 걔들이 x나게 x나게 라고 말하던데요 이거 저 성희롱 당한거죠?"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

"느꼈으면.. 성희롱 당한거예요..."

"저 느꼈는데요.."

"그럼 성희롱 당한거 맞는 겁니다. ㅎ"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라고 호피무늬 여인이 초콜릿을 가지고 귀가했다. 

초콜릿은 순식간에 입속으로 사라졌다. 입이 네개이다 보니...

여러분들은 달콤한 밤을 맞이하고 계신가요... 

궁금해집니다.

굿.. 나잇 ^^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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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안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2013. 12. 1. 22:45

Shaman at Lotte World Folk Museum
Shaman at Lotte World Folk Museum by InSapphoWeTrust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필자는 미신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좋은 말은 믿는다. 택시 손님 중에서 필자의 관상이나 생년월일을 보고 앞으로 남은 삶은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말은 굳게 믿고 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쟁이의 악담을 잘도 믿는 것 같다. 일전에 만났던 분은 12년 연하의 여인인데 용띠가 삼재가 들었었기에 자신은 돈도 엄청 까먹고 안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돈을 그 점쟁이 x이 다 가져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 점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듯 했다.

그 여인은 필자가 같은 용띠인데 아무 일이 없이 삼재를 넘겼다는 소리에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일요일 아침 허겁지겁 경기도를 가자는 여인이 있었다. 시계 외 할증이 부활 되어 감사하게도 할증을 눌러보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게 요즘이다. 필자처럼 주간에만 일하는 사람들은 할증 버튼을 눌러볼 일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하여간 급하다는 말에 일요일 아침에 무슨 어디 산속으로 출근을 하시는 것도 아니고 경기도를 그리도 급히 가시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녀의 대답은 굿을 하려고 허겁지겁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손님 그걸 왜 하세요?"
"여기 저기 물어봤는데 이번 굿을 안 하면 남편이 죽는다고 해서요.."
"그래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점쟁이 말을 믿기 시작하면 그들이 결과적으로 우리를 핸들링 하게 되거든요? 어쨋거나 기분 나쁜 소리를 들으면 점쟁이의 말을 따르게 되고 오늘처럼 이렇게 굿도 하게 되고요... 그런데 남편을 무지 사랑하시나 봐요?"
"그렇죠..? "
"그런데 굿을 꼭 하실 만한 이유가 있나요? 저 같으면 그냥 무시 할 텐데요.."
"남편이 골프치러 가는데요 아이를 맞길 곳이 없어서 본가에 맞겼다가 시어머니와 다툼이 생겼고 시어머니와 친정 어머니가 말다툼을 했는데 이혼 시키고..."
"그럼 남편하고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시구요?"
"좋은 건 아니죠.. 지금도 골프 치러 갔는데 여자 만나러 갔는지도 모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은 공부만 해서 세상 물정 모르고 부인의 돈으로 주식투자 해서 날리고 용돈도 타가고 물론 전문직 라이센스를 따긴 했지만 지금도 남편이 돈 벌어서 자신의 용돈으로만 쓰고 있다고 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여성 분이 참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 된 말로 돈 주고 뭐 주고 다 줬는데 이혼 당하게 생겼고 지금 사는 집도 원래 이 부인의 것인데 이혼하면 반을 남편에게 줄 생각도 갖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더 걱정이 되는 건 이분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필자에게 해준 것처럼 점쟁이에게 해주면 점쟁이가 이리저리 협박해서 돈만 갈취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는 죽도록 고생해서 가족 부양하고 있는데 누구는 마누라한테 용돈 타 쓰며 골프 치러 다니고.... 난 왜 이런 여복이 없을까.. 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한 하루였다. 한 가지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점쟁이의 말을 따르기 시작하면 그것에서 헤어나지 못 할 것이라는...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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