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only for taxi man) 2013. 11. 17. 07:49


(필자의 지갑)


쉬는 날 한국과 스위스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축구에 몰입하여 전화벨 소리를 못 듣고 있다가 안방에 전화기에 가보니 모르는 전화번호가 4번이나 부재중으로 찍혀 있었다. 누군지 궁금하여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 하셨나요?"
"아저씨 택시 하시는 분이신가요?"
"그런데요.."
"제가 어제 10시 37분에 역삼동(실제 지명이 아님) 갔던 사람인데 지갑을 놓고 내렸거든요? 지갑 못 보셨어요?" 
"못 봤는데요?"
"그럼 제가 내리고 다음에 탄 사람이 없었나요?"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나요?"
"그럼 택시 안에 뒷자리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없나요?"
"택시 내부를 촬영하는 것은 없습니다. "

좀 많이 당황스러운 전화였다. 나중에 누구였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학생이었는데 그가 앞자리에 앉았었는지 뒷자리에 앉았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내리고 탔던 아주머니가 생각이 났다. 한전 아트센타까지 갔었던 아주머니였는데 어린 꼬마 아이를 데리고 탑승 했었지만 뒷자리에 무엇이 떨어졌다고 말하지는 않았었다.

요즘 이렇게 당황스러운 전화가 오는 이유는 카드 결제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운행기록계 때문이다. 잘하면 택시 기사들 모두 도둑으로 몰려서 개고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든다. 일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하남 풍산동에 무슨 예식장을 갔는데 그 골목에 내려주고 나와서 사거리에 멈추자 누군가 차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바라보니 택시 문이 벌컥 열리고 방금 전에 탑승했던 학생 둘이 달려와 택시 안에서 지갑을 못 봤냐고 했다.

무슨 노이로제 환자도 아닌데 승객이 내리고 뒷자리를 샅샅이 살필 이유는 없다. 택시가 멈추지 않고 사거리까지 왔는데 마치 운전을 하면서 중형 차의 뒷자리까지 손을 뻣어서 지갑을 훔쳐갔다는 식으로 말하는 학생이 괴심하여 학생들을 불러 세워 놓고 경찰이 올 때까지 좀 기다려보자고 했으나 됐다며 학생은 사라지고 경찰이 도착하여 핀잔만 받았다. 학생이 다 가버렸는데 왜 기다렸냐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가리봉역 앞에 하차하고 다시 가리봉 5거리 방향으로 나오려고 회차를 하는 순간 어디선가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방금 하차한 사람인데 택시 안에 지갑을 분실했다고 길길히 날뛰는 젊은이를 만났는데 경찰을 부르고 차 밑을 샅샅이 살피고 경찰도 다시 샅샅이 살핀 결론은 이 사람이 지갑이 없으니 방금 택시 타기 전에 들어갔던 편의점으로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으니 경찰이(경찰 차) 좀 태워 달라고 하여 그 젊은이를 태우고 편의점으로 향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후 전화번호를 적어간 경찰로부터 연락은 없었다.(영수증에 나온 전화로 필자에게 전화를 했었던 상황)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앞의 사건에서 만일 필자가 아직 확인은 안 해 보았지만 한전 아트센타까지 갔었던 아주머니가 카드 결제를 했다면 전화번호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그 손님에게 전화를 거는 것은 문제를 확대 시키는 것 같아 필자가 나서서 그런 일을 벌일 이유는 없지만 승객도 그런 전화를 만일 받는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싶은 생각이든다. 앞 사람이 택시 안에서 지갑을 잃어 버렸다고 확신하면서 그 다음 사람이 가져갔다고 또 확신 한다면....

사실 필자의 택시에는 오래된 내외부 촬영 블랙박스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오래 되서 이제는 승객이 진상 짓을 하지 않으면 켜지 않는 물건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있다고 해도 뒷자리 택시 바닥에서 물건을 주어가는 승객의 모습을 포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저 고개를 숙였다든지 하는 것은 촬영이 되겠지만.. 지금 있는 블랙박스는 외부만 촬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택시 안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여 만만한 택시 기사만 족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잃어버릴 때에는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데 걱정이다. 앞으로 이런 전화가 자주 걸려올 것 같아서...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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