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한 이야기 2012. 3. 19. 05:39

이 모텔입니다.
이 모텔입니다. by nathan maka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일요일아침 한시간을 헛힘을 빼고나니 아침에 전날의 불야성에서 놀던 인간이라도 태워볼 요량으로 먹자골목으로 향했다. 원래 필자는 먹자골목에 가급적 차를 대지 않지만 워낙 인간들이 씨가 마르고 헛힘을 빼고나니 허기가 져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운전대가 그곳으로 갔다. 허기 라는 말을 뱉고보니 일전에 방송에 나왔던 심리학자의 말이 생각이났다.

사람은 욕구를 다 채우지 못하면 그 허기라는 놈이 나타나서 허기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뭘하다가도 그 허기진 것을 마져 채우려는 욕망을 드러낸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사람의 욕구인 식욕과 성욕 등등 이 바로 그것이다. 그 허기란 놈이 배에 있다고 생각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사실 식욕에 대한 허기는 배에 있지가 않고 뇌에 있다는 것이다. 뇌가 만족함을 느낄때까지 뇌는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행동한다는 것인데...

필자는 식욕에 대한 허기는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허기는 좀 느끼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든다.;; 하여간 아침에 자칫 잘못하면, 폭탄이 싫어서 야간도 안하는 필자에게 폭탄을 지대로 안겨줄 수도 있는 먹자골목에서 여성승객을 탑승하고 대략 만원정도 요금이 나올만한 곳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손님 타자마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야! 너 어제 어떻게 된거야?(흐느낄 듯이 가쁘게 연속으로 숨을 몰아쉬면서..) 어떻게 나만 떼어놓고 가버릴 수가 있어? (씩씩거리는 것인지 흐느끼는 것인지 알수 없는 탄성이 들리고 있었다.)"

전화는 이내 끊었고 또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고 있었다. 이때부터 필자의 고민이 시작 되었다. 그 고민이란 이 여자승객의 수중에 택시요금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들어서였다. 왜냐하면 방금전에 했던 말 "어떻게 나만 떼어놓고(버려놓고) 가버릴 수가 있어?"라는 대목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인데 이말의 의미를 고찰해보면 그것은 일단 떼어놓고 가버려서 자신은 어떤 봉변을 당했다는 늬앙스를 풍기는 느낌이 들었다.

즉, 혹시 이여성승객이 어제밤 인사불성이 되어서 갖고 있는 모든것을 털려서 지금은 빈털털이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들었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이손님을 이곳에서 정리하고 요금은 포기하고 내려놓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어떤 빌미로 이여성승객을 내려놓을까 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이여성승객의 간을 보기로 했다.

"저;; 손님! 혹시 무슨 안좋은 일이 있으셨나요?"
"아니에요!"

짜르듯이 말하는 손님의 말에 웬지 자신감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보통 이렇게 택시요금이 없는 사람은 사실 사정조로 나와야하는데 이승객은 그런 비굴함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내색을 하지 않고 그냥 가기로 했다. 필자는 택시요금을 떼인 일은 그리 많지가 않지만 새벽까지 밤을 새고 귀가해서 필자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과 어느 택시기사의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목적지에 와서 돈을 갖다 드린다고 했지만 몇호로 들어가는 것까지 보았는데도 나오지를 않아 심지어 발로 대문을 걷어차도 안나왔다며 이를 어쩌냐고 말하는 경우를 보았다.

이런경우 참 난감하다. 이런경우 택시기사중에는 끝까지 법에 호소하여 무전탑승(?)한 사람을 응징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에잇 떵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가버리는 택시기사도 있는듯하다. 하여간 이렇게 택시요금 얼마 안되지만 택시기사는 그얼마 안되는 것을 바라보고 달리고 있는데 그것까지 떼어 잡숫는 승객이 있다보니 별의별 상상을 다 하면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 손님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서 이런말을 한다.
"야! 아침에 일어나보니 모텔이었어;; 그런데 더 웃긴건 뭔지 알아? 그 남자애 한테서 카톡이 왔는데 왜 나보고 가라고 했냐고 묻더라~ (피식 피식) 너 교회 갈거야? 이따가 교회갔다가 백화점 갈건데 내가 밥살테니까 같이갈래...?"

간밤에 별일은 없었던 모양이다. 피식피식 웃는 것을 보니....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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