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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8 이런 남자 어디서 구했어?
멜랑꼴리한 이야기 2013. 6. 18. 08:00

A World In Motion is a World Upside-Down
A World In Motion is a World Upside-Down by Brandon Christopher Warren 저작자 표시비영리


택시를 몰다보면 가끔은 마님을 모시고 가는 머슴이 될 때도 있다. 목적지를 말한 승객은 필자에게 제안을 했다. 모 아파트에 가서 그곳에서 물건을 싣고 다시 탔던 곳으로 오면 되는데 기다려줄 수가 있느냐고 했다. 이런경우 솔직히 두가지가 염려가 된다. 아니 세가지다.

첫번째 기다리는 장소가 협소하여 다른 차량에 방해가 되는 곳이라면 난감한 것이다. 차량들이 빈번히 지나다니는 곳이라면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해버리면 승객은 택시가 도망갔다고 생각할 상황이 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기다리라고 해놓고 마냥 안나오는 경우이다. 며칠전 필자가 결혼식을 다녀왔는데 두시간 거리의 목적지를 갔다가 예식+ 식사 2시간을 허비하고 나와보니 택시미터기가 8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니까 승객들은 미터기를 켜고 서 있으면 다 되는줄 알지만 생각해보라 35초를 기다려서 100원을 벌 것인가? 144미터에 100원을 벌 것인가? 당연히 144미터를 몇초만에 달려서 100원을 버는게 훨씬 이득이다. 

세번째 기다리라고 해놓고 요금을 안주고 가버리는 경우이다. 이런일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이렇게 어디를 경유해서 간다고 하는 경우 일단 요금을 정산해 주던가 아니면 인질을 줘서 돌아온다는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유는 자신은 편리를 다 보면서 필자에게는 걱정까지 덤으로 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이야기하자 이분은 그렇다면 그러지 말고 아예 아파트 안으로 택시를 몰고가서 물건을 싣는데 도움을 주면 미터기의 따블을 준다고 했다. 솔깃한 제안이었다. 필자는 흔쾌히 동의하고 택시를 모 아파트에 주차한 다음 문제의 아파트로 들어갔는데 아파트안에는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런데 그 여성이 필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우리 두사람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남자 어디서 주어왔어?"
물건을 먼저 들고 내려왔는데 그녀들끼리는 다른 물건을 가지러 이번에는 주차된 차량으로 가는데 그녀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속닥 속닥 깔깔거렸다.
필자는 머리 뒷꼭지가 간지러웠다. 물건을 싣고 가면서 승객에게 물었다. 

"저사람이 우리 사이를 의심하는거 아닐까요?"
"상관없어요.."
"그런데 이걸 왜 가지고 가시나요?"
"아 저희가 외국으로 이사가는데요.. 그곳은 온돌이 아니라서 이 옥매트가 있어야 침대에서 따뜻하게 잘 수가 있어서요.. "

이분은 필자에게 헤어지면서 물었다. 
"밤에도 부르면 오실 수 있나요?"
"저는 낮에만 일하기 때문에... "

Posted by D00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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